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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과 샤오미, 값은 18배 차이인데 홍콩 소비자위원회 드라이기 시험 종합 점수는 같았습니다

드라이기 값이 몇만 원부터 수십만 원까지인데, BLDC 모터냐 아니냐가 머리 말리는 시간을 실제로 가르나?

드라이기는 몇만 원짜리부터 수십만 원짜리까지 값이 열 배 넘게 벌어집니다. 비싼 쪽 설명에는 거의 빠짐없이 BLDC 모터가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모터가 좋으면 머리가 빨리 마른다'고 믿기 쉽습니다. 그런데 소비자단체가 건조 속도를 직접 잰 공개 시험을 펼쳐 보면, 값이나 모터 이름보다 먼저 보이는 차이가 따로 있습니다.

먼저 짚을 사실이 있습니다. 같은 시험 안에서 BLDC 제품과 일반 모터 제품의 건조 시간을 모터별로 나눠 비교한 공개 결과는 아직 공식 자료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확인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값이 건조 속도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제품 차이보다 머리 길이가 시간을 더 크게 벌린다는 것입니다.

값이 크게 다른 두 드라이기 앞에 같은 크기의 점수 표시가 놓인 생성 그림. ‘18배 비싼데 같은 4점’이라는 문구가 크게 보인다.
18배 비싼데 같은 4점

비싼 드라이기가 더 빨리 말릴까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홍콩에서 나왔습니다. 2023년 9월에 나온 홍콩 소비자위원회 헤어드라이어 시험은 1,000~2,300W 제품 13종을 시험했습니다. 값은 약 HK$199에서 HK$3,680까지였습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가장 싼 샤오미와 가장 비싼 다이슨이 똑같이 종합 4점을 받았습니다. 두 제품의 값 차이는 약 18.5배입니다.

호주 소비자단체 CHOICE도 비슷한 결과를 냈습니다. 자체 시험에서 100호주달러가 안 되는 제품 여러 개가 649호주달러짜리 다이슨보다 성적이 좋았다고 밝혔습니다. 두 나라 시험 모두 '비쌀수록 빨리 마른다'는 공식이 들어맞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제품 간 속도 차이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홍콩 시험의 건조율은 분당 3.4g에서 6.3g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시험은 물 약 10g을 적신 천에 1분간 바람을 쏘아 잽니다. 위원회는 이 차이를 '가장 빠른 제품이 5분에 말린다면 가장 느린 제품은 9분 넘게 걸리는 셈'이라고 풀었습니다.

다만 이 5분과 9분은 비율을 쉽게 보이려고 든 예시입니다. 실제 사람 머리를 말린 시간이 아닙니다. 속도와 함께 움직인 것은 값이 아니라 전력이었습니다. 1,700W 이상 제품이 대체로 더 빨리 말렸습니다. 위원회 원문에는 모터 종류별 결과가 없습니다.

홍콩 소비자위원회 원문 화면. 젖은 시험 천의 분당 건조율 3.4~6.3g과 시험 조건을 보여 주며, 5분과 9분은 비율 예시임을 덧붙였다.
홍콩 소비자위원회 · Hair dryers
홍콩 시험에서 샤오미 HK$199와 다이슨 HK$3,680의 가격은 약 18.5배 차이지만 종합 점수는 모두 4점임을 보여 주는 생성 비교 그림.

유닉스·필립스가 빨랐던 시험에서도 긴 머리는 11분

국내 자료로는 2014년 한국소비자원 헤어드라이어 시험 보도가 있습니다. 소비자 500명 설문으로 고른 8개 브랜드 21개 제품의 건조 속도·소음·안전성·소비전력을 시험한 결과입니다. 보도는 '대부분 제품의 성능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모터 종류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험에서 건조가 빠른 쪽으로 꼽힌 제품은 로벤타·바비리스·비달사순·유닉스·필립스였습니다. 이 제품들은 15cm 짧은 머리를 약 4분, 40cm 긴 머리를 약 11분에 말렸습니다. 같은 빠른 제품이라도 머리 길이에 따라 시간이 두 배 넘게 벌어진 셈입니다.

제품을 바꿔서 줄일 수 있는 시간보다 내 머리 길이가 정하는 시간이 더 크다는 뜻입니다. 이 점은 고를 때 다시 쓰입니다. 다만 2014년 시험이라 BLDC 제품이 들어간 최근 소비자원 비교시험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014년 시험에서 건조가 빠른 제품들도 15cm 짧은 머리는 약 4분, 40cm 긴 머리는 약 11분 걸린 결과를 비교한 생성 그림.

BLDC 모터가 실제로 바꾸는 것

그렇다면 BLDC 모터는 무엇을 바꿀까요. 모터 제조사 니덱의 드라이기 모터 사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자사 브러시리스 DC 모터 일체형 유닛은 기존 AC 모터보다 무게가 절반이 안 되고 크기도 훨씬 작다고 합니다. 기존 유니버설 모터는 진동이 잘 생긴다고 적었습니다. 개발 목표로는 같은 풍량을 더 낮은 회전수로 내서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것을 들었습니다.

제조사가 직접 내세운 장점은 무게·크기·진동·소음 쪽입니다. 건조 시간 비교는 이 원문에 없습니다. 흔히 함께 나오는 '수명이 길다'는 주장도 제조사나 공개 시험 원문으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국내 비교 매체 노써치는 'BLDC 모터는 같은 소비전력이면 DC 모터보다 훨씬 강한 바람을 낸다'고 설명합니다. 노써치의 수건 시험에서는 1위 제품이 24g, 2위가 21g을 말렸고 평균은 19g이었습니다. 다만 이 시험도 모터 종류별로 건조량을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바람이 강하다'는 설명이 '더 빨리 마른다'는 결과로 이어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비교한 제품의 무게는 271g에서 610g까지 두 배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제조사 자료의 무게·크기·진동 설명과 모터 종류별 건조 시간 공개 비교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경계를 나타낸 생성 그림.

다이슨 드라이기, 시험에서는 어땠나

BLDC 계열의 대표격인 다이슨은 시험 결과가 엇갈립니다. CHOICE의 다이슨 슈퍼소닉 평가는 2016년 당시 499호주달러 제품을 다뤘습니다. 건조율은 '매우 좋음', 풍속은 '탁월'이었습니다. 시험한 제품 가운데 가장 조용하고 가벼운 편이었지만, 온도 일관성은 '보통'이었습니다. 제품 하나에 대한 평가라 다이슨 전체나 BLDC 전체로 넓힐 수는 없습니다.

홍콩 시험에서 다이슨은 샤오미와 같은 4점이었습니다. 위원회 원문에 따르면 두 모델이 최고 토출 온도 96°C를 넘었고, 그중 하나는 108.1°C까지 올라갔습니다. 보도는 이 두 제품을 ghd(96°C)와 다이슨(108°C)으로 적었습니다.

반대로 너무 미지근한 제품도 있었습니다. 한 모델은 57.3~64.8°C로 권장 75°C보다 약 10°C 낮았습니다. 온도는 높다고 좋은 것도, 낮다고 순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권장 범위에서 어느 쪽으로 벗어나는지를 봐야 합니다.

홍콩 시험의 권장 75°C를 가운데에 두고 최고 108.1°C인 높은 사례와 57.3~64.8°C인 낮은 사례를 양쪽에 놓은 생성 온도 그림.

사양표의 풍속 숫자는 그대로 견줘도 될까

제품 페이지에는 풍속(m/s)이나 풍량 숫자가 크게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제조사 가운데 측정 거리나 노즐 장착 여부 같은 측정 기준을 밝힌 원문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JMW·다이슨 공식 사양 페이지의 회전수·풍량·무게 수치도 공식 자료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기준을 모르는 숫자끼리는 회사가 달라지면 같은 잣대로 견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공개 시험은 이 문제를 피하려고 같은 방식으로 직접 잽니다. CHOICE의 드라이기 시험 방법을 보면 젖은 천에서 15cm 떨어져 60초간 바람을 쏜 뒤 천 무게를 잽니다. 최저·최고 설정에서 각각 3번씩 측정합니다. 성능 점수 안에서 건조율이 50%를 차지하고, 온도 범위 25%, 풍속 범위 20%, 소음 5%가 뒤를 잇습니다.

시험 기관조차 풍속을 건조율보다 훨씬 낮게 치는 셈입니다. 사양표의 풍속 숫자 하나로 속도를 가늠하기보다, 같은 방식으로 잰 건조 결과가 있는지를 먼저 찾아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CHOICE가 젖은 천에서 15cm 떨어져 60초간 바람을 쏘고 무게를 측정하며 최저·최고 설정에서 각각 3회 반복하는 과정을 그린 생성 그림.
CHOICE 성능 점수의 건조율 50%, 온도 범위 25%, 풍속 범위 20%, 소음 5% 비중을 면적으로 비교한 생성 그림.

아침 소음과 전기요금은 따로 따져야 한다

드라이기 소음은 생각보다 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른 아침 생활 소음을 이야기하는 한 커뮤니티 글에는 "아침에는 어차피 머리말리는 드라이기 소음도 나고"라는 말이 당연하다는 듯 나옵니다. CHOICE에 따르면 시험한 드라이기 대부분이 15cm 거리에서 약 85dBA로, 안전 소음 한계에 걸쳐 있었습니다. 일부는 95dBA를 넘었는데, 이 정도면 30~60분 계속 쓸 때 청력이 손상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조용한 제품을 찾을 때는 대가도 함께 봐야 합니다. 2014년 소비자원 시험에서는 조용한 제품일수록 대체로 건조 시간이 길었다고 보도됐습니다. 소음을 줄이면 시간을 더 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전기요금도 짐작과 다르게 움직였습니다. 같은 2014년 시험에서 건조 성능이 같은 제품끼리도 소비전력이 1.47배 차이가 났습니다. 1년 전기요금은 아래처럼 2.3배 벌어졌습니다.

2014년 시험 제품짧은 머리 1년 전기요금긴 머리 1년 전기요금
파나소닉 EH-ND11 (가장 쌈)4,800원14,500원
신일 SHD-L60KP (가장 비쌈)11,400원34,100원

이 금액은 2014년 기준이라 지금 요금과는 다릅니다. 눈여겨볼 것은 금액 자체보다 머리 길이에 따라 세 배 가까이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소비전력이 낮은 제품이 꼭 전기를 덜 쓰는 것도 아닙니다. 홍콩 시험 보도는 정격 전력이 낮으면 느리게 말려 더 오래 틀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13종의 에너지 효율 점수도 평균 3.5점으로 비슷했습니다.

2014년 시험에서 조용한 제품일수록 대체로 건조 시간이 길었던 경향을 줄어드는 소리 파형과 늘어나는 시계 호로 나타낸 생성 그림.

드라이기 고를 때 내 조건부터 세우는 법

공개 시험이 보여 준 것을 모아 보면, 'BLDC니까 빨리 마른다'는 말은 아직 확인된 결과가 아닙니다. '비싸니까 빨리 마른다'는 말은 시험 결과가 직접 반대로 나왔습니다. 그러니 제품 이름보다 내 조건을 먼저 세우는 편이 덜 헛돕니다.

  • 머리 길이와 하루 횟수: 긴 머리를 매일 말린다면 제품 간 속도 차이가 매일 쌓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잰 건조율 시험 결과를 먼저 찾아보고, 홍콩 시험에서 1,700W 이상 제품이 대체로 빨랐다는 점을 참고합니다.
  • 이른 아침 소음: 가족이 자는 시간에 쓴다면 소음이 실제 선택 이유가 됩니다. 다만 조용한 제품이 대체로 더 오래 걸렸다는 2014년 결과도 함께 따집니다.
  • 무게와 팔의 피로: 오래 들고 있는 편이라면 무게를 확인합니다. 제조사가 BLDC 모터의 장점으로 분명히 내세운 것은 무게와 진동입니다.
  • 온도: 최고 온도가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시험 자료가 있다면 권장 75°C 언저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지 봅니다.

짧은 머리에 하루 한 번 쓰고 소음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면, 값을 더 내서 얻는 몫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빠른 제품으로도 짧은 머리는 4분 안팎에 말랐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긴 머리를 이른 아침마다 말린다면 속도·소음·무게가 한꺼번에 걸립니다. 이때 비싼 값이 무엇을 사 주는지 시험 결과로 하나씩 확인해 볼 만합니다.

머리 길이와 사용 횟수, 아침 소음, 무게, 온도를 자신의 조건으로 확인한 뒤 같은 방식으로 잰 시험 결과를 찾는 순서를 나타낸 생성 그림.

출처

자료 8건
제조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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